네이트판 레전드 – 어디까지가 아이키우면서 유난떤다고 볼 일입니까(2탄)

Follow Me

728x90
728x170

많은 관심받고 위로받았습니다.
친구로인해 상했던마음. 얼굴도 모르는분들이 편들어주시고 토닥여주시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친구는 저와 15년된 친구입니다.
철없던 20대 중반에 직장 동기로만나 얕은우정부터 시작해 제딴에는 서로 진솔한 사이라고 여겨왔던 사람입니다.

음.. 댓글들의 대부분이 친구가 못사는가보다, 자격지심이다, 돈이없나보다 였는데.
이와중에 친구편을 들고있는 저도 참 웃기지만,
그 친구가 직장다닐때도 저보다 모아놓은 돈도 많았고 재테크에도 일가견이 있었으며, 
결혼도 훨씬 경제력이 탄탄한 남자랑 자가로 시작했고, 현재도 저보다 더 넓은 집에 좋은차타고 다닙니다. ㅎㅎ
단 한번도 전 친구 부럽다여긴적없고 그친구 또한 돈으로 유세떨거나 누굴 업신여기는걸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대체 왜 나한테 이런걸 묻는거지? 왜 자꾸 유난이라고 하는거지?

친구가 돌아가고 화가났던 순간의 마음이 가라앉자, 
혹시 내가 요새 친구에게 서운하게한건 없었나.. 그 친구가 나한테 뭔가 불만이 있는건가. 싶더라구요.

오늘 주말이고 애셋을 오롯이 신랑한테 떠맡기는게 민폐중에도 상 민폐라는걸 알면서도
담판을 지어야겠으니 애좀보라고 떠맡기고 친구 불러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정말 내가 얘기한것들이 네눈엔 '유난'으로밖에 안보였냐. 
모든 애엄마들이 하는 기본중의 기본일뿐인데 왜 너에게만은 그게 유난이되고 사치로 받아들여지는거냐.
모든 엄마들의 육아가 유난으로 보여서 그런말 한거냐, 내가 아니꼬아서 비꼰거냐.

친구가 그러더군요.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 꾸준히 봐왔는데 그간 그 글들보면서 
자긴 네가 무슨 육아의 달인마냥 써놓은 글들이 웃겼다네요.

블로그요? 그냥 개인적으로 운영하는건데 나름 조회수가 되서 이웃이 한 500명? 정도 됩니다.
그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것, 공유하고싶은것, 내 천사들의 사진, 소소한일상 이런걸 올렸던건데...
그걸 그친구에게 읽으라고 강요하지도않았고 저또한 그친구가 그걸 읽고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결혼하고나서 첫애낳고 회사 퇴직하면서 함께하는시간이 당연히 없어졌고 
자긴 똑같은데 넌 자꾸 변해가는것 같아서 첨엔 신기하고 그다음엔 웃겼답니다.

육아에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수있는건 오은영박사정도는 되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더라구요.

글쎄요. 제가올렸던 글을 다시 읽어봤지만, 
그저 [배앓이대처법, 이가나기시작할때, 이유식시작하기, 아이와 놀아주기, 돌잔치준비하기] 등등 
그냥 제가 직접 키우면서 알아간 팁등을 정리해놓은것 뿐이거든요.

그래서 작정하고 어디까지 잘난척하나 보러왔다네요. ㅎㅎ 참, 인생 까칠하게살죠?

자기도 다 알고있대요.
신생아 배넷저고리 4-5개 있어야되는거. 분유준비하는거.애기세제 따로써야되는 이유. 
젖병 세척솔과 수세미등 구별하는거. 카시트 선택하는 기준. 유모차 선택하는 기준등.
수없이 맘카페를 들락거리며 준비했다고하네요.

그런데 말도안되는 출산용품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았을때 제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대요.재밌죠?

더 들을것도없이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네가 어느정도로 날 생각하고 지금까지 친구로 지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적어도 무언가로 널 시험해보고 반응보고 웃고싶었던적은 없었다.
네가보기에 꼴 같지도않은 내가 육아한답시고 깝치며 블로그질 하는게 썩내키지않았나본데 그럼 날 안보면 그만이다. 
나랑 인연이 닿는게 없음 그런글들이 웃기지도 우습지도 까고싶지도않을것이고 
그저 네가 맘카페에서 수천번 수만번씩 읽었던 소소한 육아의 팁으로 끝날것이다. 
말하고 나왔습니다.

친구에게 문자가왔네요.

[넌 언제나 그랬지. 회사다닐때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그렇겠지. 
반지하에서 첫째 애낳고도 뭐가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월세살면서 그거 쪽팔려한적도없고.. 
애 둘 키우면서 돈 모아 결혼 8년만에 전세로 간다고 축하해달라고 하던 당당한 니모습. 
그래 난 너의 그런모습이 자랑스럽기도 부럽기도 얄밉기도했다. 
같은 상황에도 항상 넌 긍정적이고 짜증날정도로 밝았어. 언제나 고마웠고 늘 니가 미웠다. 잘지내라 OO아..]

어쩌면 친구는 저와 인연을 끝내고싶었는지도..
아니 제가 끊어주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문자답장은 하지않았습니다.
끝까지 밝은척 할 필요도, 애써 당당한척 할 필요도 없을것같아서요.

15년 우정 끝나 속상하고 아픕니다. 그친구가 많이 보고싶을것같구요.
앞으로 내가 의도치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줄까봐 걱정입니다.

나이 마흔에도 친구땜에 울줄은 몰랐네요.
그냥 그런밤이네요. 슬픈밤..


728x90
그리드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